고수온·가뭄 덮친 경남, 양식장과 농경지 비상
핵심 요약
경남 연안의 수온 상승과 냉수대 소멸로 양식 어류 폐사 위험이 커지고 있다. 농업용수 평균 저수율은 평년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고 밀양은 가뭄 심각 단계에 진입했다. 당국은 양식장 관리 강화와 대체 수원 공급에 나섰지만 수산물 수급과 농작물 피해 우려가 이어진다.
폭염과 가뭄이 이어진 경남에서 바다와 농경지 피해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9일 오전 6시까지 전국의 고수온 폐사 양식 어류는 117만4822마리로, 하루 사이 31만마리 넘게 증가했다. 서해와 남해 연안에는 수온 28도 이상이 사흘 이상 이어질 가능성에 따라 고수온 경보가 발효됐다. 전국 해상 가두리 양식 면적 85만㎡ 가운데 42%가 몰린 경남은 수온 상승을 막던 냉수대까지 소멸하기 시작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4일 하동군 금남면 양식장에서 가숭어 8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등 경남의 올여름 고수온 폐사 규모는 3만3000여 마리로 추정된다. 9일 오후 6시 남해안 표층 수온은 27∼29도를 기록했다. 고수온 특보 기간은 2021년 43일에서 2022년 64일, 2023년 57일, 2024년 71일, 2025년 85일로 길어졌다. 2024년 피해액은 역대 최대인 664억원이었고, 지난해에는 고수온과 적조가 겹치며 양식 어류 약 700만마리가 폐사했다.
육지에서는 짧은 장마와 장기 폭염으로 증발량이 늘면서 농업용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9일 경남 18개 시군의 평균 저수율은 35%로 평년 70.8%의 49.4%에 그쳤다. 밀양은 7∼8일 전국에서 유일하게 농업용수 가뭄 ‘심각’ 단계에 들어섰으며, 저수율은 25.9%로 평년의 3분의 1 수준이다. 시는 저수율 5% 미만인 상남면 무량원저수지 등에 살수차 25대와 양수펌프 10대를 투입해 논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창원도 저수율이 28.3%까지 내려가 심각 단계 진입을 앞뒀다. 주남저수지는 저수율이 30%대로 떨어져 일부 바닥이 드러났고 선착장 어선도 바닥에 얹혔다. 양산·김해·진주·거제 등 10개 시군에는 ‘경계’ 경보가 내려졌으며, 비상대응 단계가 아닌 곳은 함양뿐이다. 내륙 일부에 내린 0.2㎜ 수준의 소나기는 해갈에 부족했고 농작물 일소 피해도 발생했다. 당국은 산소 공급기 점검, 사육 밀도와 먹이 감축, 조기 출하를 안내하는 한편 낙동강·하천·지하수로 농업용수를 보충하고 있다. 광어와 우럭 등의 폐사가 이어지면 하반기 수산물 공급 감소와 가격 급등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