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인 이의신청 제한적 부활, 내부고발 보호 공백 우려
핵심 요약
민주당이 고발인 이의신청권을 조건부로 부활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내부고발자와 사회적 약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대 범죄에 포함되지 않는 민생범죄 등 사각지대가 크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고발인의 불송치 이의신청권을 조건부로 부활시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안 245조의7 제2항은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고발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죄’에 한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내부고발자나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개정안은 검찰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될 경우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가 약화될 것이란 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시민사회에서는 부패·환경·마약범죄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내부고발이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부고발자는 신원 노출을 꺼려 제3자인 기관·단체가 고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고발인’으로 인정될지 불분명하고, 대통령령에 포함될 범죄의 범위에 대한 구체적 논의도 부재하다는 것이다.
내부고발 사건을 다뤄온 최정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는 의약품 리베이트나 유령 의사 대리 수술 같은 사건이 경찰 불송치로 끝나면 내부고발자가 억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수 있다며 세밀한 입법이 없으면 억울함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개별법을 통해 7대 범죄(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를 공소청에 송치하도록 할 계획이지만, 보이스피싱·전세사기·불법 사금융 등 민생범죄는 포함되지 않아 사각지대가 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건의 죄명이 하나가 아니거나 피해자가 다수인 경우 7대 범죄 해당 여부 판단이 어렵다고 지적했고,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경찰이 이의신청 자격까지 심사해야 하는 업무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은 고발을 통해 사건을 드러내야 하는 약자가 많다며 정치적 욕심으로 법 개정을 서두르는 것을 비판했다. 2022년 검수완박으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폐지된 이후 이번 조건부 부활이 실효성 있는 보호 장치가 될지 의문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