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AI 충격에 사모자본 회수·건전성 악화
핵심 요약
사모펀드의 미매각 기업이 3만3575개로 늘고 주요 사모대출 펀드의 부실대출 비중도 5년 내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고금리로 인수 비용과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AI 확산 우려가 소프트웨어 기업가치를 끌어내렸다. 현재 부실률은 과거 위기 때보다 낮지만 경기 둔화와 투자금 이탈이 겹치면 손실과 자금 회수 압박이 확대될 수 있다.
월가 사모자본의 양대 축인 사모펀드와 사모대출에서 위험 신호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사모펀드가 인수한 뒤 매각하지 못한 기업은 3만3575개로, 지난해 말 3만2451개와 10년 전 1만5923개를 모두 웃돌았다. 직접대출 시장에서도 주요 운용사 펀드의 부실대출 비중이 최소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 통로는 3년째 원활하지 않다. 2022년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사모펀드 투자기업은 70곳으로, 2017~2021년 424곳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2022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사모펀드의 연환산 수익률도 6.4%로 S&P500의 15.2%, 나스닥의 19.3%를 밑돌았다. 블루아울의 2분기 비발생대출 비중은 2.8%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KKR의 한 펀드는 지난 6월까지 12개월 동안 6.55%의 손실을 냈다.
핵심 부담은 급격히 높아진 금리와 인공지능 확산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2022년 3월 0~0.25%에서 2023년 7월 5.25~5.50%로 5.25%포인트 올랐다. 인수 자금 조달비와 보유기업의 이자 부담이 함께 커지면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원하는 기업가치의 차이가 벌어졌다. 사모펀드가 기업가치 정점이던 2021년 대거 인수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AI가 기존 수익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가치가 낮아져 매각 시 손실을 확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모대출 펀드 상당수는 전체 대출의 20% 이상을 소프트웨어 기업에 내준 상태다. 현재 부실은 헬스케어와 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는 기업에 집중돼 있지만, 소프트웨어 업종으로 번질 가능성도 부담으로 남아 있다. 부실률은 코로나19 당시나 2015년 유가 급락 때보다 낮지만, 견조한 경기 속에서도 워치리스트가 2022~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경기가 둔화하거나 투자자 자금이 빠져나가면 대출 만기 연장과 차환 여력이 줄고, 사모펀드도 가격을 낮춰 보유기업을 처분해야 할 압박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