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134일 만에 택시 근로시간 협의
핵심 요약
정부와 택시노조가 오는 11일 간주근로시간제 개선을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한다. 고영기 택시지부 총무국장은 제도 폐지를 요구하며 20m 통신탑에서 134일째 농성하고 있다. 노조는 운행 정보를 통한 노동시간 측정이 가능한 만큼 택시업을 간주근로제에서 제외할 시행령을 요구한다.
택시업계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문제로 지목된 간주근로시간제 개선을 두고 정부와 노동계가 오는 11일 실무협의에 들어간다. 고용노동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실무자들은 택시 노동시간 산정 방식과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는 간주근로제 폐지를 요구하는 고영기 택시지부 총무국장의 장기 고공농성을 풀기 위한 노정 대화로 마련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8일 인천 남동구의 농성 현장을 방문해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11일 협의에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건강 악화를 우려해 고 국장에게 농성을 끝내고 내려올 것도 권했다. 57세인 고 국장은 3월 29일부터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 지역사무실 앞 20m 높이 통신탑에서 농성을 이어가 9일로 134일째를 맞았다.
국회는 지난 4월 택시 노동자의 기본급 보장을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 이상으로 정하도록 한 제도의 시행 시기를 2028년 8월까지 2년 미루는 내용 등이 담긴 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서울에서는 2021년 먼저 도입됐다. 법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당시 국토교통위원장은 맹성규 의원이었다. 현행 간주근로제는 사업장 밖에서 일하는 법인택시 기사의 노동시간 측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노사가 합의한 시간을 실제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택시업체가 소정근로시간을 실제보다 짧은 하루 3~5시간 안팎으로 정하는 사례가 있어 기본급이 낮아지고, 기사들이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장시간 노동과 과속·난폭 운전으로 내몰리는 구조가 문제로 제기됐다. 고 국장은 운행기록장치와 미터기, 택시운행정보관리시스템, 호출 앱을 활용하면 노동시간을 초 단위로 계산할 수 있다며 택시업을 간주근로제에서 제외하는 시행령을 요구했다. 월 기준금이 390만원인 법인택시의 기본급은 105만원에 불과해 하루 14~15시간 일할 수밖에 없으며, 시행령 마련이 보장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