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1주택 감세 논란…세입자 대책은 공백
핵심 요약
부동산 세제 개편이 고가 1주택자의 혜택을 충분히 줄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가 30억 원 실거주 1주택자의 월평균 보유세는 47만 원으로 서울 원룸 평균 월세보다 낮다. 전월세 안정과 임대차 제도 개선, 장기공공임대주택 확대를 포함한 후속 대책이 요구됐다.
이재명 정부가 지난 3일 내놓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놓고 고가 1주택자의 혜택을 충분히 줄이지 못한 제한적 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주거권네트워크는 5일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특례가 일부 축소됐지만, 시가 20억 원·공시가격 15억 원 수준의 1주택자는 종부세 대상에서 빠진다고 지적했다. 주택 수보다 거주 여부와 자산가액을 중시한 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최대 80%에 이르는 고가 1주택자 세액공제가 유지돼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누그러뜨리기 어렵다고 봤다.
세 부담을 둘러싼 ‘세금폭탄’ 주장에도 반박이 나왔다. 올해 공동주택 중위가격은 전국 2억3000만 원, 서울 4억1000만 원이며 공시가격 15억 원 이상 공동주택은 전체의 약 2%다. 정부 제시 사례에서는 시가 30억 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1주택 실거주자의 보유세가 오히려 감소했다. 시가 30억 원 주택을 가진 60세 이상 실거주자의 월평균 보유세는 47만 원으로 서울 원룸 평균 월세 64만 원보다 낮고, 실거주하지 않아도 월평균 약 76만 원이다.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고가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도 줄며 고령 1주택자 대상 한시적 양도세 특례도 신설됐다.
이번 개편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을 올렸지만 과거 수준까지 복원하지 않았고,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69% 수준에 머물렀다. 주거권네트워크는 윤석열 정부 시기에 후퇴한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려면 세 부담 합리화와 투기 억제 원칙을 더 분명히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서울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둔화했으나 중저가 아파트의 오름세가 이어지는 상황도 우려 요인으로 제시했다. 주택가격 상승이 전월세 가격을 끌어올려 무주택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후속 과제로는 주택 공급과 금융, 전월세 안정 대책을 함께 묶은 종합 처방이 제시됐다.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보다 많은 초과세수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추가 세수 확보가 예상되는 만큼 장기공공임대주택 확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네 차례 발표하고도 주거복지 정책의 목표와 방향을 담은 로드맵을 아직 내놓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무주택 세입자를 중심에 둔 전월세 안정화, 임대차 제도 개선, 공공임대주택 확대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