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증세에 실거주 혜택…서울 임대시장 변수
핵심 요약
초고가 주택의 과세는 강화되지만 약 12만 호는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세 부담이 낮아지는 중고가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면 한강변 인기 지역의 가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은 선호 지역의 전세 매물을 줄여 임대차 불균형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1년여 만에 내놓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는 대신 거주 목적의 1주택자에게 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가 20억~30억 원대 주택은 세액이 줄고 30억~40억 원대는 큰 변동이 없도록 하되, 40억~50억 원을 웃도는 주택에는 과세를 강화하는 구조다. 적용 대상이 일부 고가 주택에 집중되면서 서울 전체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와 임대차시장에 미칠 영향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거주용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공제 기준이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오르면 과세 대상 공동주택은 48만6719호에서 36만2998호로 줄어든다. 전체 공동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7%에서 2.29%로 낮아져 약 12만 호가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공시가격 21억 원 초과 주택은 16만8000호, 28억 원 초과는 6만5000호다. 지난해 전체 종부세 납세자 48만577명 가운데 과표 25억 원 초과 납세자는 4084명으로 1%에 못 미쳤다.
올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대출 규제 이후 강남권 초고가 주택의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15억 원 이하 아파트와 강남권 밖 한강변 인기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개편안은 실거래가 약 30억 원 이하인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낮추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수요가 세 부담이 완화된 가격대로 이동하면 한강변 중고가 주택의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초고가 시장과 중고가 시장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는 만큼 과세 강화의 파급 범위는 제한적일 수 있다.
실거주자에게 혜택을 집중한 양도소득세 체계도 전월세 수급의 변수가 된다. 비거주 1주택자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확보하려고 기존 임차인과 계약을 끝낸 뒤 입주하면 선호 지역의 전세 매물이 줄 수 있다. 양도차익 공제 한도는 2028년 20억 원, 2029년 10억 원으로 예정돼 있으며, 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액 차이가 수억 원에서 10억 원 이상 발생할 수 있다. 기준금리 예상 상단이 3.25%로 2023년 1월의 3.50%보다 낮고 금리 영향이 일부 반영된 상황이어서, 세제와 금리만으로 인기 지역의 매매·임대 수요를 억제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