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일 미·일·영에 ‘정당성’ 알린 대통령실
핵심 요약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미국 측에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를 거친 메시지는 미국뿐 아니라 주한 일본·영국대사에게도 전파됐다. 계엄 해제 뒤에도 우방국에 설명자료를 보내라는 지시가 이어졌고, 관련 경위가 김태효 전 차장 공소장에 담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미국 측에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계엄 선포 약 1시간 30분 뒤 외교부를 거쳐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달된 메시지에는 계엄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취지가 담겼다. 당시 지시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통해 외교·안보 라인에 내려갔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일 오후 10시 54분 김 전 차장을 만나 바이든 행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측에 메시지를 전하라고 지시했다. 김 전 차장은 이충면 당시 외교비서관을 거쳐 외교부에 내용을 전달하면서 대통령이 문장마다 직접 불러주며 강하게 지시했다는 점과 신속한 이행을 강조했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강인선 당시 2차관에게 구두 전달과 함께 대통령 지시임을 명확히 밝히도록 했다.
강 전 차관은 12월 4일 0시 4분 필립 골드버그 당시 주한 미국대사와 통화해 해당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전 차장은 같은 내용을 주한 일본대사와 영국대사에게도 전파했다. 2차 종합특검은 권창영 특별검사 지휘 아래 김 전 차장을 구속기소했으며, 공소장에는 계엄 선포 전후 미국과 일본, 영국을 상대로 메시지와 설명자료가 전달된 과정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계엄이 해제된 뒤에도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차장에게 계엄 선포를 헌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 정치적 시위로 설명하는 내용을 우방국에 전달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조 전 장관은 처음에는 문건 형태의 전문을 보내지 말도록 했으나, 이 전 비서관이 강 전 차관에게 지시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후 전문 발송을 지시했다. 특검은 이 과정까지 계엄의 배경을 해외에 설명하고 정당화하려 한 흐름으로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