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족 사건 117건, 상피제 앞두고 관리 공백
핵심 요약
경찰관 가족 관련 사건을 별도로 파악·관리하는 체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117건 중 111건이 해당 지역 일선 경찰서에 배당됐다. 상피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가족 관계 확인 절차와 제척·회피 강제 장치가 필요하다.
수사 주체를 경찰로 일원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10월 2일 시행될 예정이지만, 경찰 내부에는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별도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가족 관련 사건을 다른 경찰관서가 맡도록 하는 상피제를 다음 달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가족 관계를 확인할 기반이 갖춰지지 않아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달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경찰관 가족 사건은 117건이었다. 이 가운데 111건이 해당 지역 일선 경찰서에 배당됐고, 감찰 조사 대상은 1건에 그쳤다. 관계별로는 배우자 사건 33건, 직계존속 사건 47건, 직계비속 사건 37건이었다. 경찰은 그동안 이런 사례를 별도로 축적하지 않아 과거 유사 사건의 전체 규모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담당 경찰관이 스스로 제척이나 회피를 신청하지 않으면 가족 사건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도 드러났다. 2020년 이후 6년 6개월 동안 담당자가 자진해 사건에서 빠진 사례는 77건에 불과했다. 현재 경찰 인력이 약 14만5000명인 점을 고려하면 기존 제척·회피 절차가 충분히 작동했다고 보기 어렵다.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사라진 상황에서 경찰 수사를 통제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우선 내부 지침으로 상피제를 시행한 뒤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사건 이송 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 효과와 수사 효율을 함께 고려할 방침이다.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사건 관계자와 담당 경찰관의 가족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 가족 사건임을 알고도 알리지 않거나 제척·회피를 신청하지 않은 경찰관에게 엄정한 징계를 적용하는 기준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