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흑자·외국인 매도 완화에 원화 강세 전망
핵심 요약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주식 매도 완화로 4분기 원·달러 환율의 하락 가능성이 제시됐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구조 및 재정 여건 차이로 원화와 엔화의 탈동조화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엔캐리 트레이드의 대규모 청산 가능성은 낮지만 선진국 국채 금리 상승 위험은 남아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올해 4분기에 가까워질수록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000억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와 경기 회복세, 내외금리차 축소가 환율 하락을 이끌 중장기 요인으로 제시됐다. 7월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원화 흐름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혔다.
올해 초 하락하던 환율은 미국·이란 전쟁과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매도로 이례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은 상반기에 리밸런싱 과정에서 국내 주식 149조원어치를 매도했고, 달러 환전 수요도 확대됐다. 유 부총재는 해당 리밸런싱이 거의 마무리됐으며 최근 매도는 차익 실현과 반도체 업종 조정 성격이어서 향후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다.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도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과 일본은 산업구조와 재정건전성, 무역수지에서 차이가 커졌고, 한국은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선 반면 일본은 무역수지 적자를 소득수지 흑자로 보완하고 있다.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 비율도 일본은 200%를 넘지만 한국은 50%에 미치지 않아 두 통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근거가 줄었다는 진단이다.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로 청산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다. 일본은행이 차입 비용을 급격히 높이거나 엔화가 추세적인 강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야 하지만, 일본은행은 신중하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적자 우려로 일본 국채 금리가 급등할 위험은 남아 있으나 미국과 일본의 공동 시장개입은 과도한 엔화 약세와 금융시장 충격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다만 선진국 국채 금리 상승은 신흥국의 달러 유동성과 환율을 흔들 수 있는 국제금융시장의 핵심 위험으로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