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방화 참사 4명 사망…유족에 남은 거액 병원비
핵심 요약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으로 50대 여성 4명이 숨졌다. 피의자는 전신 화상으로 입원해 사건 발생 20일이 지나도록 대면조사를 받지 못했다. 유족들은 최고 1억4000만원에 이르는 치료비와 불투명한 피해 배상 문제를 떠안았다.
경북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으로 50대 여성 피해자 4명이 잇따라 숨졌다. 사건 발생 20일이 지나도록 방화를 저지른 입주민 A씨(71)는 전신 화상으로 입원 중이어서 피의자 대면조사를 받지 못했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피해자 가운데 조사가 가능한 4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A씨의 상태가 호전되면 범행 동기와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불은 지난달 23일 오전 8시 29분쯤 발생했다. 경찰은 A씨가 입주민 대표 등과 말다툼을 벌인 뒤 지하 창고의 시너를 깡통에 옮겨 담아 관리사무소 바닥에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를 포함한 8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피해자 1명이 다음 날 숨졌고, 지난달 31일에는 입주민 대표와 경리 직원이 사망했다. 이달 11일 입주민 감사를 맡았던 여성까지 치료 중 숨지면서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다.
유족들은 가족을 잃은 데 이어 거액의 치료비도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1일 숨진 B씨에게 청구된 치료비는 약 1억4000만원이다. 중증 화상을 입은 B씨는 특수 처치와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일부 유족은 병원비를 내지 못해 시신을 곧바로 인도받지 못했고, 경산시 등의 지원을 받아 장례를 치렀다. 아파트 화재보험에는 대인배상 항목이 없어 보험을 통한 피해 보상도 어려운 상태다.
A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실제 배상 여부와 소요 기간은 불투명해 피해자 가족들의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경산시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1인당 최대 900만원의 긴급의료비를 지원하고, 시민안전보험을 통해 화재 사망 보험금 2000만원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특별성금 모금도 진행하며,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해 치료비·생계비·장례비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