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비추는 늦여름 영화제 네 곳
핵심 요약
네 영화제가 검열과 여성 규범, 건축, 지역 독립영화를 집중 조명한다. 제천은 국제경쟁을 신설하고 서울의 두 영화제는 여성과 공간에 축적된 사회적 기준을 살핀다. 원주에서는 역대 최다 공모작 가운데 선정된 27편이 두 곳의 옥상에서 상영된다.
늦여름부터 초가을 사이 충북 제천과 서울, 강원 원주에서 열리는 네 영화제가 검열과 여성 규범, 공공건축, 지역 독립영화를 각기 다른 시선으로 조명한다. 상영작을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고 제도와 통념의 바깥에 놓인 사람과 공간을 통해 동시대 영화의 질문을 드러내는 프로그램이 관객을 맞는다.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9월 3일부터 8일까지 제천시 일원에서 열리며, 신설 국제경쟁에 장편 7편을 올린다. 검열을 소동극으로 풀어낸 알리 아스가리 감독의 ‘디바인 코미디’, 19세기 스코틀랜드 여성들의 금기와 편견을 다룬 ‘묻어둔 여름’, 대안 가족을 살피는 ‘모스카스’, 전쟁 속 아이들의 상실과 희망을 담은 ‘길가메시의 꿈’이 포함됐다. ‘메크투브, 마이 러브: 칸토 두에’, 벤 위쇼와 레베카 홀이 출연한 ‘피터 후자르의 하루’도 선보인다. 유일한 한국 작품인 전찬우 감독의 ‘몸과 마음’은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특별전 ‘미치거나 나쁘거나: ‘악녀’의 사회학’을 마련한다. 1969년부터 2026년까지 제작된 8편을 통해 마녀와 나쁜 엄마, 미친 여자, 팜므파탈, 비호감 여자 같은 이름이 형성된 사회적 기준을 되짚는다. ‘메데아’와 ‘생토메르’, ‘영향 아래의 여자’는 모성과 정상성의 규범을 묻고, ‘블러드 카운테스’와 ‘카르멘’은 여성의 욕망과 권력이 위험으로 규정되는 과정을 비춘다. ‘피도 눈물도 없이’, ‘미쓰 홍당무’, ‘어글리 시스터’는 생존과 연대, 호감과 외모의 기준, 가족 서사 속 악역의 기원을 각각 다룬다.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9월 5일 개막해 12개국 작품 14편을 상영한다. 개막작 ‘프로세스 진화하는 공공건축, 구마모토’는 1988년 시작된 구마모토 아트폴리스의 38년을 기록한다. ‘썸머 아일랜드’와 ‘더 스튜디오: 바퀴 위 공간에서, 땅 위의 공간으로’도 편성됐다. 오프라인 상영은 9월 5~6일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 온라인 상영은 9월 6~20일 네이버TV에서 진행된다. 원주옥상영화제는 8월 27일부터 사흘간 한국관광공사와 AK플라자 원주점 옥상에서 27편을 튼다. 역대 최다인 강원단편선 42편과 옥상단편 791편이 접수됐고, ‘불멸’ 등 강원단편선 5편, ‘갱년기 소녀 투쟁기’ 등 옥상단편 13편, ‘같은 계절을 보낸다는 건’ 등 장편 2편, ‘남쪽 나라를 보았니’ 등 오늘의 상영 7편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