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는 출동, 생명을 지키는 시간
핵심 요약
소방은 관할 경계를 넘어 가장 가까운 가용 자원을 투입하며 골든타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선신호시스템과 119패스 도입 이후 7분 이내 도착률이 68.3%에서 70.3%로 높아졌고, 산불 현장 헬기 도착 시간도 4.8분 단축됐다. 차세대 119통합시스템과 기관 간 협력, 시민의 긴급차량 진로 양보가 신속한 재난 대응의 핵심으로 꼽힌다.
대형 재난 현장에서는 관할이나 행정구역보다 신속한 대응이 우선된다. 한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가까운 곳의 가용 자원을 먼저 투입해 필요한 힘을 빠르게 모은다. 화재가 커지거나 심정지 환자의 소생 가능성이 낮아지고 구조 대상자의 위험이 가중되기 전에 현장에 도착하기 위한 골든타임 확보가 소방 대응의 핵심이다.
소방청은 출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교차로의 소방차 우선신호시스템과 공동주택 공동현관을 신속하게 통과하는 ‘119패스’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화재 발생 뒤 7분 이내 현장 도착률은 두 제도 보급 이전 68.3%에서 70.3%로 높아졌다. 올해는 시도 경계를 넘어 가장 가까운 소방헬기를 보내는 국가 통합출동체계도 전면 시행됐다. 산불 현장 헬기 도착 시간은 지난해 봄철 평균 15.1분에서 올해 10.3분으로 4.8분 줄었고, 중증 외상환자와 고위험 임산부 등 응급환자를 위한 국가 단위 헬기 출동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 같은 협업 방식은 30여 년 전 대학 축제 때 인근 중국집들이 주문을 나눠 처리하던 모습과 닮았다. 봄과 가을이면 학생들이 운동장과 잔디밭에 모여 짜장면을 나눠 먹었고, 주문이 한 식당의 처리 능력을 넘어서면 업주들은 주변 식당과 물량을 분담했다. 각 식당에서 만든 음식을 같은 장소로 보내 대기 시간을 줄였던 생활 속 협력은 경계를 넘어 자원을 모으는 현재의 소방 대응 원리와 맞닿아 있다.
구축 중인 차세대 119통합시스템은 신고 접수와 현장 대응, 병원 이송을 하나의 체계로 잇는다. 인공지능은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사고 유형을 예측하고 최적 출동 경로를 제시하며, 실시간 현장 분석을 통해 지휘관의 판단과 환자 상태에 맞는 의료기관 선정을 지원하게 된다. 다만 불법 주정차와 긴급차량 진로 방해는 여전히 출동을 늦추는 장애물이다. 소방청은 경찰·교통방송·민간 내비게이션과 협력해 긴급차량 접근 정보를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첨단기술과 기관 간 협업에 시민의 진로 양보가 더해져야 생명을 살리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