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계정 상속, 법과 현실 사이의 간극
핵심 요약
현행 민법 체계에서는 게임 계정과 아이템을 일반 재산처럼 상속하기 어렵다. 산업 생태계 보호와 디지털 자산의 가치 인정, 상속세 평가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법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과 함께 유가족을 위한 디지털 유산 관리 제도가 과제로 제시됐다.
경제적 가치가 큰 게임 아이템과 고레벨 계정도 현행 민법 체계에서는 자녀에게 온전히 상속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게임 계정은 실체가 있는 물건이나 구체적인 채권보다 게임사가 제공한 서비스의 이용 권한에 가깝게 취급되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축적한 가치가 있어도 계정과 아이템의 법적 지위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일반 재산과 같은 상속권을 인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법적 판단의 출발점에는 디지털 정보 자체를 물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2002년 대법원 판례가 놓여 있다. 반면 20여 년 사이 디지털 자산의 경제적 가치와 이용 관행이 크게 달라진 만큼 기존 법리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특히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 결정을 계기로 디지털 정보의 법적 지위를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실제로 부모의 계정을 자녀가 이어 사용하는 관행과 기업 약관만으로 축적된 가치가 사라지는 문제도 쟁점으로 다뤄졌다.
상속 허용이 게임산업과 과세 체계에 미칠 영향도 복잡하다. 게임사는 계정 소유권을 회사에 두고 이용자에게 이용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게임 내 경제를 관리한다. 모든 아이템을 상속 대상으로 인정하면 희귀 아이템 유통과 계정 거래가 늘어 생태계와 매출, 서비스 유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아이템 가격이 시장 상황과 업데이트 정책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하는 만큼 객관적인 평가 기준 없이 상속세를 산정하기 어렵고, 납세자와 과세 당국의 분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의는 현행법상 즉각적인 상속 인정에는 제약이 있지만 디지털 자산의 확대를 외면할 수 없다는 데 모였다.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형성될 하급심 판단이 향후 5년 안에 제도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해결책으로는 민법상 물건의 개념을 넓히거나 디지털 자산 상속을 별도로 규율하는 특별법을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게임사에는 일률적인 상속 금지를 넘어 유가족이 계정 정보를 열람하거나 고인을 기념할 수 있도록 디지털 유산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방안이 제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