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78년 만에 폐지···내부 침통·경찰 과중 우려
핵심 요약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검찰 수사권이 78년 만에 전면 폐지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보완수사권 상실에 따른 검증 공백과 우려가 나왔고, 경찰 출신 변호사들은 사건 처리 지연과 업무 과중을 경고했다. 개정법은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이로써 1948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8년 만에 검찰의 수사권이 전면 폐지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무력감과 우려가 섞인 반응이 나왔고, 경찰 출신 변호사들도 사건 처리 지연과 업무 과중 등 부작용을 경고했다.
개정법은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국민의힘은 전날 상정에 반발해 무제한토론에 들어갔지만, 민주당이 종결동의안을 제출했고 국회법에 따라 24시간이 지난 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필리버스터가 종료됐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범죄를 병에 비유하며 "여러 병원에서 검사를 해야 하듯 사건도 여러 차례 살펴봐야 하는데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검증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사건을 축소하면 검찰이 알 수 없는 구조가 된다며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이 대안으로 제시한 '보완수사 요구'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차장검사는 "수사를 해보지 않은 검사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짚어내기 어렵다"며 "검사가 수사 노하우가 있어야 요구에 힘이 실리는데, 경찰도 '너희가 수사를 뭘 알겠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사들도 과거 특수수사 방식이 부적절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한 평검사는 "별건 수사로 자백을 받는 방식에 국민 반감이 컸다"며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수사개시권 폐지만으로 충분한데 검찰을 악마화해 국가 수사력을 떨어뜨리는 결정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경찰 출신 변호사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한 변호사는 "경찰 수사가 미진한 경우 보완수사를 통해 기소할 수 있는 사건이 불기소로 끝날 수 있다"며 "불완전한 수사로 재판에 넘기거나 말거나 극단적 선택만 남는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 사건이 경찰로 재배당되면서 '이첩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사건 재배당으로 수사 공전 기간이 길어지고, 이미 여력이 없는 일선 경찰청에 검찰 사건까지 몰리면 '죽었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경찰의 법률 전문성 부족으로 수사 효율성이 떨어지고, 절차상 문제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 재판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