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 앞둔 두 전직 검사 “개혁은 이제 출발”
핵심 요약
수사·기소 분리 법안 통과로 오는 10월 검찰청이 사라지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박은정 의원과 서지현 전 검사는 검찰개혁을 승패가 아닌 권한 남용에서 비롯된 뼈아픈 역사로 평가했다. 보완수사 요구의 실질화와 법령 정비, 영장청구권·기소권 통제가 후속 과제로 남았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과 서지현 전 검사는 검찰개혁을 승패나 전리품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만나 검찰청 폐지를 앞둔 심경과 새 형사사법체계가 풀어야 할 과제를 약 2시간 동안 이야기했다. 24년간 검사로 일한 박 의원은 조직이 사라지는 데 쓸쓸함을 느낀다고 했고, 서 전 검사는 검찰 수사권 폐지가 고통을 거쳐 남은 역사여서 마냥 환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검찰청은 72년 만에 문을 닫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에게 직접 보완수사를 맡기지 않는 대신 경찰에 구체적인 수사를 요구하고 그 이행을 관리하도록 했다. 보완수사 요구는 내용과 방식을 서면에 담아야 하며, 동일한 사건번호를 유지하고 경찰은 결과를 한 달 안에 검사에게 알려야 한다. 구속 사건이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에는 긴급 요구가 가능하고, 필요하면 서류와 증거물을 먼저 보내지 않는 방식도 활용할 수 있다.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경찰에 대한 징계 요구 절차도 마련됐다.
두 사람은 검찰권 남용을 직접 겪은 뒤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주장해 왔다. 박 의원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감찰 과정에서 비위와 수사권 남용을 확인했고 자신도 수사를 받았다. 서 전 검사는 2018년 미투 이후 조직 내부에서 고립과 음해를 겪었으며, 검찰이 약자와 피해자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현실에 허망함과 분노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과거에는 하루 8건의 사건에서 25명을 조사할 만큼 직접 수사를 많이 했지만, 이제 검사는 선수가 아니라 법률적 완결성을 높이는 감독 역할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새 제도의 정착까지 남은 작업도 적지 않다. 박 의원은 형사소송법과 함께 손봐야 할 법률이 179개, 하위 법령이 900여 개이며 예규와 매뉴얼, 지침도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검사의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통제하는 장치 역시 후속 과제로 제시했다. 서 전 검사는 검찰과 경찰 가운데 어느 기관을 더 신뢰할지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정보 공유, 법리 협의, 기한 관리와 책임 소재를 제도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수사·기소 분리를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으로 규정하고 공정한 수사, 피해자 보호, 억울한 사람의 감소가 개혁의 성패를 가를 기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