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1분기 3.9조 적자…고령화발 재정 경고
핵심 요약
올해 1분기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3조89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8.9%지만 건강보험 진료비의 44.9%를 사용했다. 정재훈 교수는 지출 절감과 수입 확대를 병행하는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1분기 국민건강보험 당기수지가 3조8989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1년부터 이어진 5년 연속 흑자 흐름이 올해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담긴 수치다. 정재훈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난 10일 이번 적자의 핵심 원인을 일시적인 경기·정책 변화가 아닌 인구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8.9%인 반면 이들이 사용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전체의 44.9%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2024년 12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현재 인구 구조를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으로 추가 유입될 건강보험료가 약 7000억원으로 예상되지만, 건강보험 지출로 환산하면 2.5일분을 충당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과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적자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의 영향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후 코로나19 시기에 시급하지 않은 의료 이용이 감소하고 보장성 확대 속도가 조절되면서 재정 균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 해의 호황처럼 일시적인 재원 증가로 상쇄하기 어려운 문제가 수십 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 적자와 성격이 다르다는 게 정 교수의 분석이다.
정 교수는 건강보험 제도를 유지하려면 지출을 줄이는 동시에 수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확장적인 의료정책을 이어가기보다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과제로는 보험료 부과체계의 공정성 강화, 무임승차 문제 해소, 급여목록 효율화를 꼽았다. 비용이 지나치게 높거나 필요성이 떨어지는 서비스를 정리해야 하며, 앞으로는 현상 유지 자체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