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국고지원 18년째 미달…내년 예산 시험대
핵심 요약
정부는 18년간 건강보험 법정 국고지원 비율 20%를 한 번도 지키지 않아 약 22조원의 미지급금을 남겼다. 과소 추계와 모호한 법 문구 속에 올해 지원율은 14.2%에 그쳤고 건강보험 재정의 정책사업 사용 논란도 이어졌다. 결산 기준 도입과 소급 정산, 일몰제 폐지, 일반회계 확대 여부가 내년도 예산의 핵심 쟁점이 됐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지원하도록 한 법정 의무가 이행될지 관심이 모인다. 일반회계 14%와 담배부담금으로 조성한 국민건강증진기금 6%를 합치는 구조지만, 정부는 2007년부터 2024년까지 한 차례도 이 비율을 지키지 않았다. 18년간 지급하지 않은 금액은 21조6천7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약 22조원에 이른다.
지원 부족의 배경에는 건강보험료 수입을 낮게 산정하는 방식과 모호한 법 조항이 있다. 가입자 증가와 소득 상승률 등을 빼고 보험료 인상률 위주로 계산하면서 최근 5년간 예상 수입은 실제보다 9조8천억원 적게 잡혔다. ‘상당하는 금액’과 ‘예산의 범위 안에서’라는 문구가 축소 지원의 근거로 활용됐고, 올해 국고지원 비율은 전년보다 0.2%포인트 낮은 14.2%에 머물렀다. 직장가입자 보험료율은 3년 만에 1.48% 올라 7.19%가 됐다.
올해 건강보험 재정은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저성장과 고령화로 수지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6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80%와 일본 84.9%보다 낮다. 비상진료 체계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필수의료 대책에는 건강보험 재정 8조6천억원이 투입됐고, 코로나19 대응 때도 8조원 이상이 사용됐다. 정부 정책 비용을 가입자 재원으로 충당한다는 목적 외 사용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다.
제도 개선안으로는 예상 수입 대신 전전년도 결산상 보험료 수입처럼 확정된 수치를 지원 기준으로 삼고, 모호한 표현을 삭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미달액을 소급 정산하거나 이행을 강제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2027년 말 끝나는 일몰제를 폐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건강증진기금 지원 비율이 담배부담금 수입 정체로 2029년 1.9%까지 하락할 전망인 만큼 일반회계 비중 확대와 목적 외 사용 금지 조항 신설도 과제로 꼽힌다. 초과 세수 등으로 미지급액을 보전하고 20%를 채울지가 정부의 건강보험 국가 책임 강화 의지를 보여줄 시험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