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상·하한 동시 인상…재정 적자 해결엔 역부족
핵심 요약
정부가 건보료 상·하한을 동시 인상하는 부과 체계 개편을 추진한다. 건보 재정은 올해 적자로 돌아서 3년 후 준비금 고갈이 예상된다. 추가 수입은 연간 1조3000억 원에 그쳐 지출 폭증을 감당하기 어렵고, 지출 구조조정과 법정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최상위 소득 계층과 저소득층의 보험료를 동시에 인상하기로 했다. 월 소득 1억2000만 원 이상인 직장 가입자 상위 0.04%의 건보료는 월 459만 원에서 최대 612만 원으로 오르고, 월 소득 28만 원인 하위 1%의 건보료도 월 1만80원에서 2만2000원으로 인상된다. 이번 개편은 건보 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마련됐다.
건보 재정은 올해 적자로 전환된 데 이어 3년 후면 누적 준비금이 소진될 전망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보험료를 내는 생산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의료 이용이 많은 고령층이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 수가 인상, 간병비 건보 재정 지원 등이 예고되면서 지출 규모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확보되는 추가 수입은 연간 1조3000억 원에 불과해 100조 원을 넘어서는 전체 지출 규모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건강보험은 보험료를 공동으로 부담하면서도 의료 이용량은 개인별로 차이가 커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도한 의료 이용을 제한하고 효과가 낮은 약제에 대한 건보 적용을 배제하며 사무장병원 등 재정 누수 요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청와대 의료 간담회에서는 정부가 법적으로 건보 예상 수입의 20%를 지원해야 함에도 실제 지원 규모가 14%대에 그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적이 타당하다.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가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법정 지원 의무를 이행해야 건보료 인상에 따른 국민 저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