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항쟁 피해 63명, 국가폭력 책임 묻는다
핵심 요약
10·28 건대항쟁 피해자 63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13명은 집시법 위반 등으로 유죄를 받은 사건의 재심을 청구했다. 피해자들은 국가의 공식 사과와 배상, 건대항쟁 전체에 대한 직권조사를 요구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 반독재 시위에 참여한 뒤 불법구금과 가혹행위 등을 겪은 10·28 건대항쟁 피해자들이 국가의 책임을 묻는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10·28건대항쟁계승사업회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63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3명은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사건에 대해 재심도 청구했다.
피해자들은 당시 수사기관에서 불법으로 구금된 채 폭행과 가혹행위, 수면 박탈, 협박과 강압수사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수감과 퇴학에 이어 취업과 사회생활에서도 차별을 겪었고, 가족들 역시 감시와 낙인, 경제적 어려움과 고통을 감당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계승사업회는 강제진압과 불법체포의 지시 책임이 규명되지 않았고, 국가의 공식 사과와 실질적인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건대항쟁은 1986년 10월 28일부터 26개 대학 학생 2천여 명이 건국대에 모여 나흘 동안 전두환 군사정권의 퇴진을 요구한 반독재 시위다. 정권은 ‘황소30’이라는 작전명으로 진압에 나서 학생 1천525명을 연행했고, 그중 1천288명을 구속했다. 이 사건은 학생운동 진압 사례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이를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인권침해라고 판단해 일부 피해를 인정하고, 정부에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조치를 권고했다.
김태완 계승사업회 공동위원장은 건대항쟁이 범죄가 아니라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었다며 사법부의 신속하고 공정한 심리를 촉구했다. 고용규 상임대표도 불법 체포와 감금, 폭행과 고문으로 만들어진 유죄판결을 바로잡고 피해를 배상하는 일은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계승사업회는 정부의 책임 인정과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진실화해위원회가 개별 사건 조사를 넘어 건대항쟁 전체를 직권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심을 당시 학생들이 범죄자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려 한 청년들이었음을 확인받는 과정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