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우정이 건네는 연대의 약속
핵심 요약
외톨이 소년 에반의 거짓말이 SNS를 통해 전국적인 관심으로 번진다. LED 무대와 파섹 앤드 폴의 음악이 고립과 불안의 정서를 구체화한다. 작품은 누구도 외로움 속에 홀로 남지 않는다는 위로를 전한다.
지난 1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은 죽은 동급생의 유일한 친구로 오해받은 외톨이 소년 에반의 이야기를 그린다. 타인의 관심을 갈망해 온 에반이 거짓말로 주목받는 과정을 통해 외로움이 혼자만의 고통은 아니며, 누구나 공감과 이해를 받을 수 있다는 위로를 건넨다.
학교 복도에서 바닥만 바라보고 식당에서도 홀로 밥을 먹던 에반은 세상을 떠난 또 다른 외톨이 코너의 유족과 마주한다. 코너와의 추억을 들려달라는 요청에 진실을 밝히지 못한 그는 아름다운 우정을 꾸며낸다. 가족을 위로하려 시작한 거짓말은 추모 열기와 함께 커지고, 전국적인 외로움 예방 캠페인과 SNS 확산으로 이어진다. 바라던 관심을 얻을수록 거짓 위에 세운 삶을 둘러싼 에반의 고민도 깊어진다.
작품은 2016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해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한 6개 부문과 그래미상 최고 뮤지컬 앨범상을 받았고, 2021년 줄리앤 무어와 에이미 애덤스 등이 출연한 영화로 제작됐다. 국내에서는 2024년 아시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초연돼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작품상과 프로듀서상을 수상했다. 2년 만의 이번 무대에서는 박강현·임규형·나현우가 에반을 연기한다.
박소영 연출은 무대를 가득 채운 LED 패널에 끊임없이 움직이는 SNS 피드와 휴대전화 알림창을 구현했다. 파섹 앤드 폴의 음악도 극의 정서를 선명하게 끌어올린다. 고립을 담은 ‘Waving Through a Window’와 거짓이 붕괴하는 순간의 ‘Words Fail’, 경쾌한 장면들은 무거운 소재에 완급을 더한다. 코너 추모 연설에서 울려 퍼지는 ‘You Will Be Found’는 거짓에서 출발했지만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는 약속을 객석까지 전한다. 공연은 11월 1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