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기간에 무게 둔 부동산 과세체계
핵심 요약
정부가 실제 거주와 자산가치를 중시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내놨다. 종부세 기본공제 확대와 거주 기간 중심의 양도세 공제, 한시적 중과 완화가 핵심이다.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주택 공급과 정비사업, 금융정책의 균형 있는 운영이 병행돼야 한다.
정부가 8월 3일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축으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제시했다. 세수 증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과세 기준을 실제 거주와 자산가치 중심으로 재정비하는 구조개혁에 무게를 뒀다. 시장 규제 수단으로 활용돼 온 세제를 형평성과 합리성에 맞게 조정하고, 주택을 투자상품보다 생활공간으로 보는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종부세는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확대해 부담을 낮추고, 거주하지 않는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는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방향이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꿔 보유 기간보다 거주 기간에 혜택을 더 주도록 설계했다. 양도세 중과를 2027년부터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고령 1주택자의 지방 이전을 세제로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기존 체계에서는 자산가치가 같아도 주택 수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지고, 초고가 주택 한 채를 가진 사람보다 비교적 저가인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사례가 제기돼 왔다. 이번 개편은 주택 수 위주의 기준에서 벗어나 보유자산 가치와 실제 거주 여부를 함께 반영하려는 시도다. 거래 감소와 매물 부족이 심화한 서울에서는 다주택자와 장기보유자의 매도 여건이 나아지면 잠긴 매물이 일부 시장에 나올 여지가 있다.
실제 거주해야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는 단기 시세차익 목적의 수요를 줄이고 실거주 장기보유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운영도 같은 정책 기조를 뒷받침한다. 다만 서울의 입주물량 감소와 더딘 재건축·재개발 절차, 세 부담의 임대료 전가와 월세 전환 가능성은 변수다. 시장 안정을 위해 도심 공급 확대, 공공주택과 정비사업 활성화, 금리·대출 여건을 고려한 금융정책과 예측 가능한 정책 운영이 함께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