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뇌, 사람의 부정적 표정도 종류별로 구분
핵심 요약
개는 사람의 얼굴을 긍정과 부정으로만 나누지 않고 일부 부정적 표정도 다르게 처리했다. 행복한 얼굴에는 측두피질에서 미상핵까지 이어지는 영역이 중립적인 얼굴보다 강하게 반응했다. 뇌 전체 활동에서는 두려움과 슬픔, 두려움과 분노가 구별됐지만 슬픔과 분노의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개는 사람의 얼굴을 단순히 긍정과 부정으로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두려움과 슬픔·분노처럼 서로 다른 부정적 표정을 뇌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트리아 빈대학과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 멕시코국립자치대학 공동 연구팀은 11일 국제학술지 i사이언스에 반려견의 뇌 활동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첫 실험에서는 깨어 있는 개 8마리에게 낯선 사람의 행복한 얼굴과 중립적인 얼굴 사진을 제시했다. 행복한 얼굴을 봤을 때 오른쪽 측두피질에서 미상핵으로 이어지는 넓은 영역이 중립적인 얼굴을 볼 때보다 강하게 활성화됐다. 미상핵은 먹이 보상이나 익숙한 냄새와 관련된 자극에 반응하는 영역으로 알려져 있어, 개의 뇌가 행복한 사람의 얼굴을 보상과 연관된 자극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두 번째 실험에는 개 12마리가 참여했다. 연구진은 낯선 사람의 행복·분노·두려움·슬픔 표정을 보여준 뒤 뇌 전체의 활동 양상을 비교하고, 첫 실험에서 행복한 얼굴에 강하게 반응한 영역을 기계학습으로 분석했다. 이 영역에서는 행복한 표정과 세 가지 부정적 표정이 모두 구별됐지만 슬픔과 분노, 두려움끼리는 나뉘지 않았다. 반면 뇌 전체 패턴에서는 두려움과 슬픔, 두려움과 분노 사이에 서로 다른 활동이 확인됐으며 슬픔과 분노 사이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기존 행동 연구에서는 개가 행복·분노·두려움·슬픔 표정을 구별하고, 표정과 특정 대상의 연결에 따라 행동을 바꾸는 현상이 관찰됐다. 다만 종전 연구는 행복한 얼굴과 부정적인 얼굴의 비교에 집중해 개가 정서의 긍정·부정만 판별하는지, 개별 부정 정서를 따로 처리하는지는 분명히 밝히지 못했다. 이번 실험은 낯선 사람의 얼굴로 친숙성의 영향을 줄이고 그 차이를 신경 활동에서 확인했다. 다만 각 감정 명칭은 사람의 표정을 분류한 범주이며, 개가 이를 인간과 동일하게 주관적으로 경험한다는 뜻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