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신뢰 회복, 대통령의 불출마 선언이 관건
핵심 요약
국민 다수는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에게 임기·중임제 개헌을 적용할 수 없다는 헌법 규정에도 연임 논란이 개헌 논의를 가로막고 있다. 여야 합의를 끌어내려면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난달 2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선거가 없는 내년을 개헌 적기로 제시하고 개헌특별위원회 구성을 선언했지만, 현직 대통령의 연임 여부를 국민 선택의 문제로 언급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 임기 연장이나 중임제 변경을 위한 개헌이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에 비춰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으로 실현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민 여론은 개헌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지난 2월 국회가 국민 1만2000명을 조사한 결과 개헌 찬성은 68.3%였고, 찬성 이유로는 사회 변화와 새로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답변이 70.4%로 가장 많았다. 반대 이유는 국론 분열이나 정쟁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42.0%로 가장 높았다. 전면 개헌 시점으로는 2028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선택한 응답이 4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권력 연장을 위한 개헌이 반복됐던 헌정사는 현재의 경계심을 키우는 배경이다.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아홉 차례 개헌 가운데 여섯 차례가 권력 연장이나 창출과 연결됐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2년 발췌 개헌과 1954년 사사오입 개헌을 추진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1962년과 1969년 개헌에 이어 1972년 유신헌법으로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만들었다. 전두환도 1980년 개헌을 거쳐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간선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정부는 개헌을 123대 국정과제의 첫 번째 과제로 두고 대통령 4년 연임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대통령 재의요구권 제한, 비상명령·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와 기본권 재정립을 의제로 제시했다. 개헌안 의결에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109석을 가진 국민의힘과의 합의가 필수다. 국민의힘도 종합적 개헌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어, 이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직접 밝혀 정치적 의심을 해소하는 것이 논의 재개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