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사람의 공포와 슬픔도 구별했다
핵심 요약
개는 사람의 기쁨뿐 아니라 공포·분노·슬픔에 서로 다른 뇌 반응을 보였다. 사람의 미소를 볼 때 보상 체계와 관련된 꼬리핵과 측두엽 피질이 활성화됐다. 이번 연구는 개의 세분화된 감정 인식 능력을 보여주지만 인간과 같은 처리인지에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개가 사람의 얼굴에 드러난 기쁨과 부정적 감정을 구분하고, 공포·분노·슬픔 사이의 차이에도 서로 다른 뇌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엔나대학교 연구진은 깨어 있는 반려견의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으로 촬영해 표정을 바라볼 때 나타나는 활동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8월 11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에 발표됐다.
연구진이 반려견 8마리에게 웃는 얼굴과 무표정한 얼굴 사진을 제시하자, 미소를 볼 때 측두엽 피질과 꼬리핵의 활동이 강해졌다. 꼬리핵은 보상 체계와 관련된 뇌 영역으로, 이런 반응은 사람의 미소가 개에게 긍정적인 자극으로 처리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어 12마리에게 기쁨·분노·공포·슬픔 표정을 보여주고 머신러닝으로 분석한 결과, 공포를 본 뇌 활동은 분노나 슬픔을 본 경우와 뚜렷하게 구별됐다.
개의 사회·인지 능력을 확인하려는 연구는 꾸준히 이어졌다. 2014년에는 개와 사람 모두 목소리를 들을 때 측두엽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결과가 나왔고, 2024년 4월에는 일부 개가 단어와 물건의 일치 여부에 따라 다른 뇌전도 반응을 보인다는 실험이 공개됐다. 같은 해 5월에는 반려인의 냄새처럼 긍정적 경험과 연결된 자극이 오래된 기억을 불러낼 수 있다는 내용도 제시됐다.
이번 결과는 개가 사람의 표정을 단순히 긍정과 부정으로만 나누지 않고, 부정적 감정의 유형에 따라서도 차별화된 신경 반응을 보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 책임자인 라우라 쿠아야 박사는 이를 개가 인간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는 감정적 존재라는 근거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오랜 가축화 과정에서 인간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감정적 인지 능력이 발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개의 반응을 인간과 같은 감정 지각과 처리로 단정하기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