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마진콜, 엇갈린 두 펀드의 결말
핵심 요약
아케고스와 시추에이셔널의 위기는 모두 마진콜에서 시작됐다. 아케고스는 투자은행들의 매도 경쟁으로 붕괴했지만 시추에이셔널의 주식은 시타델이 인수했다. 법적 성격은 다르지만 레버리지와 위험관리 실패가 위기를 키운 경로는 닮았다.
2021년 아케고스캐피털과 2026년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위기는 모두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는 마진콜에서 시작됐다. 두 펀드가 무너진 기계적 경로는 닮았지만 시장이 보유 주식을 처리한 방식은 달랐다. 아케고스 사태가 투자은행들의 매도 경쟁으로 번진 반면, 시추에이셔널 사태는 단일 매수자인 시타델의 등장으로 멈췄다.
2021년 3월 26일 뉴욕 월가에서는 아케고스가 보유했던 종목이 대형 블록딜로 쏟아졌다. 투자은행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른 은행보다 먼저 주식을 처분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크레디트스위스는 약 55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레버리지를 바탕으로 유지되던 투자 논리는 증거금 압박과 동시다발적인 매도 앞에서 급격히 흔들렸다.
5년 뒤인 2026년 7월 30일에는 반대 방향의 거래가 이뤄졌다. AI 전문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이 보유한 상장주식 대부분을 시타델이 한꺼번에 넘겨받았다. 여러 금융회사가 앞다퉈 물량을 시장에 내놓았던 아케고스 때와 달리, 이번에는 한 매수자가 대규모 지분을 인수하면서 마진콜 이후의 연쇄적인 매도 흐름이 중단됐다.
두 사건을 법적·도덕적으로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아케고스를 이끈 빌 황은 사기와 주가조작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18년을 선고받았지만, 시추에이셔널에는 같은 성격의 범죄 혐의가 제기되지 않았다. 아케고스가 사기와 불투명성의 문제를 드러냈다면 시추에이셔널은 과도한 확신과 위험관리 실패를 보여줬다. 서로 다른 배경에도 레버리지가 투자 논리를 무너뜨린 경로는 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