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배가 펼친 제주의 일상 풍경
핵심 요약
강요배 작가가 제주 자연과 일상을 담은 개인전 ‘소소, 반색’을 12일 개막한다. 폭포와 파도, 바람뿐 아니라 심해어와 쿠르스크의 해바라기, 작업실 마당의 생명들을 선보인다. 아크릴 물감의 농도 조절과 긁어내기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작품은 다음 달 12일까지 전시된다.
강요배 작가가 4년 만에 여는 개인전 ‘소소, 반색’이 12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 개막한다. 제주4·3사건을 그린 역사화 연작으로 널리 알려진 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고향이자 현재 생활하는 제주로 시선을 돌렸다. 폭포와 파도, 나무, 하늘, 바람을 비롯해 일상에서 마주한 자연과 생명을 최근 작품에 담아냈다. 전시는 다음 달 12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장 입구에는 폭포를 그린 ‘대서’와 ‘소서’가 관객을 맞는다. 작품명은 각각 절기의 이름이면서 ‘큰 더위’와 ‘작은 더위’를 뜻해 화면 속 폭포와 다른 결의 상상을 이끈다. 두 작품을 지나면 폭 3m가 넘는 파도를 담은 2015년작 ‘창파’가 등장하고, 맞은편에는 음력 2월 영등할머니가 일으킨다고 전해지는 폭풍을 표현한 ‘영등바람’이 걸렸다.
소재는 제주 풍경에만 머물지 않는다. TV 뉴스에서 본 독특한 모양에 흥미를 느껴 그린 심해어 작품 ‘혹등아귀’와 우크라이나 전쟁 격전지 쿠르스크의 해바라기를 옮긴 ‘해바라기-쿠르스크’도 전시된다. 제주 작업실 마당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꽃과 나무, 고양이 역시 캔버스에 자리했다. 역사적 비극을 다뤄 온 기존 작업과 달리 주변에서 발견한 소소한 장면이 전시의 중심을 이룬다.
강 작가는 오랜 시간 캔버스와 물감을 다루며 익힌 표현법을 작품의 소재와 분위기에 맞춰 달리 적용했다. 같은 아크릴 물감도 농도를 조절해 부드러운 화면을 만들거나 거친 바람의 움직임을 드러냈고, 물감을 바른 뒤 일부를 긁어내 선을 만드는 방식도 활용했다. 관객에게는 설명을 먼저 찾기보다 화면 자체를 감상한 뒤 제목을 확인하며 상상을 넓혀보기를 권했다. 스스로를 ‘시골 노인’이라 부르는 작가의 자유로운 그림 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