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매물 급증…매수·전세 동반 경색
핵심 요약
세제개편 이후 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물이 급증했지만 매수세는 위축됐다.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는 집주인들이 전세 물건을 회수하면서 임대차 공급도 줄고 있다. 반포 주요 단지에서는 전세 호가가 오르며 보유세 부담이 임대차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늘었지만 매수 문의는 끊긴 상태다. 보유세 증가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우려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고가 주택의 거래 여건이 급격히 위축됐다. 다주택자뿐 아니라 비거주 1주택자도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도하거나 직접 입주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매매와 임대차 시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일 6만409건에서 9일 6만2516건으로 2107건, 3.4% 증가했다. 서초구가 7630건에서 8098건으로 6.1%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강남구 5%, 영등포구 4.7%, 용산구 4.5%, 광진구 4.2% 순이었다.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오름세를 보이던 실거래 가격도 약세로 돌아설 조짐이 나타났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비롯한 정비사업 추진 단지에는 기존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매물이 여러 건 나왔다.
가격을 낮춘 매물이 쌓여도 매수자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일부 고가 주택의 보유세가 억대에 이를 수 있는 데다 강화된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주택자와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양도세 부담이 한시적으로 완화되더라도 보유 단계의 세금과 대출 제한이 매수 결정을 가로막는 구조다. 세제 혜택에 필요한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는 비거주 1주택자는 기존 전세 물건을 회수하고 직접 입주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임차인에게 입주 계획을 알리고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거절하거나 신규 입주 단지에서 전세 물건을 거둬들이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2091가구 규모의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에서는 아직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주택을 중심으로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었다. 전세 가격도 반등했다.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호가는 세제개편안 발표 후 24억~25억원으로 올랐고,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 60㎡는 10억원 초반 물량이 소진된 뒤 13억~16억원에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