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가 아파트 매물 늘어도 거래는 관망
핵심 요약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권 아파트 매물이 늘고 일부 호가는 2억~3억원 낮아졌다. 초고가·비거주 주택의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강화되는 반면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확대된다. 대출 규제와 높은 가격 부담이 이어져 매물 증가가 곧바로 거래 확대로 연결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 발표 뒤 서울 강남권에서 아파트 매물이 늘고 일부 집주인은 호가를 2억~3억원 낮추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일대에서는 기존 가격을 고수하던 집주인들까지 매도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다만 내년 보유세를 피할 수 있는 처분 시한이 과세기준일인 6월 1일까지 남아 있어 급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거나 거래가 뚜렷하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서초구 아파트 매물은 7630건에서 8017건으로 6.2% 늘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9453건에서 1만33건으로 6.1%, 송파구는 5099건에서 5179건으로 1.5% 증가했다. 공시가격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조건에서 반포자이 전용 84㎡의 내년 보유세는 약 1810만원에서 2257만원으로 27%,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1500만원에서 1855만원으로 약 25%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개편안은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여 시세 약 20억원 이하 아파트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을 담았다. 반면 과세표준 6억~12억원 구간의 세율은 1.3%로 오르는 등 6억원 초과 구간부터 부담이 강화된다. 공시가격 약 22억원, 시세 약 32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에 세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9억원으로 낮아진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한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뀌고, 공제 한도는 2028년 20억원과 2029년 1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의 처분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그러나 대출 한도 규제와 높은 주택가격으로 매수자의 자금 조달이 제한된 만큼, 매물이 더 늘더라도 거래량이 빠르게 확대되기보다는 가격 조정 폭을 확인하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