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가주택 매도 늘고 한강벨트 수요 부상
핵심 요약
세제 개편으로 강남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과 매도 문의가 크게 늘었다. 강남 급매가 등장한 반면 세 부담이 낮은 한강벨트에서는 호가를 올린 사례도 확인됐다. 수요 이동에 따른 가격 불안을 줄이려면 비아파트 공급 확대와 금융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
정부 세제 개편안이 고가주택의 보유 부담을 키우면서 강남권 다주택자의 절세 전략이 증여에서 매도로 바뀌고 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의 보유세는 3816만원에서 내년 6142만원으로 61% 늘어날 것으로 계산됐다. 증여받은 자녀도 1주택자로서 상당한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주택을 처분해 현금을 증여한 뒤 자녀가 가격대가 낮은 지역의 집을 사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2년간 유예되면서 압구정 현대를 비롯한 강남 고가 아파트 소유자의 매도·갈아타기 상담과 급매 문의가 증가했다.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59㎡는 39억원,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50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왔으며 두 가격 모두 기존 신고가보다 10억원 이상 낮다. 장기보유공제 한도 도입으로 5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의 보유와 거주에 따른 실익도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세금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왕십리 텐즈힐 전용 84㎡의 보유세 상승률은 4.4%, 마포자이는 33.4%로 강남 초고가 단지보다 낮았다. 이에 매각대금을 증여받은 자녀가 마포·성동 등 한강벨트에서 직접 주택을 매수하도록 설계하는 자산관리 상담이 늘었다. 성북구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광진구 현대프라임에서는 개편안 발표 뒤 호가를 높인 매물이 확인됐지만, 강북권에서도 신속한 처분을 위해 가격을 낮춘 사례가 적지 않아 지역별 반응은 엇갈렸다.
보유세 격차가 확대되면 실거주 수요가 세 부담이 비교적 작은 30억원 이하 한강벨트 아파트로 옮겨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거주 1주택 규제 강화로 임대인의 실거주 전환과 세입자 이동이 늘 경우 전월세와 매매가격이 함께 자극받을 수 있다. 공급 여건도 변수다. 상반기 전국 비아파트 착공은 1만4773가구로 2021년의 20% 수준에 그쳤다. 전세사기 이후 위축된 비아파트 공급을 회복할 금융 지원과 공급 확대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수요가 인접 가격대로 번지는 현상과 임대차시장 불안을 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