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명분 된 AI, 현장선 재고용 잇따라
핵심 요약
미국에서 AI 도입을 이유로 한 해고가 올해 상반기 10만명을 넘어섰다. AI로 인력을 대체한 일부 기업은 업무 차질을 겪은 뒤 직원을 다시 채용했다. 기술의 실제 역량과 감원 명분을 구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인공지능 도입을 내세워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지만, 실제 기술 역량보다 AI 효과를 부풀리는 ‘AI 워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AI 도입을 이유로 해고된 인원은 10만명을 넘었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도 8000명을 내보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일부 기업이 예정했던 감원을 AI 탓으로 돌리는 현상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AI를 앞세운 감원은 비용 절감에 따른 부정적 시선을 줄이면서 혁신 기업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고,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실제와 다른 감원 사유로 주가를 끌어올리면 투자자를 기만한 증권 사기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고객 유치 과정에서 AI 활용을 내세웠으나 실제로 사용하지 않은 자산운용사를 처벌한 사례도 있다.
성급한 인력 대체로 업무 차질을 겪은 기업도 확인됐다.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는 AI 챗봇이 상담원 700명의 업무를 맡을 수 있다며 인력을 줄였지만, 환불 정책을 잘못 안내해 고객 불만이 급증하자 1년 만에 사람 상담원을 다시 채용했다. 포드도 품질 검사 엔지니어를 AI로 대체한 뒤 품질 결함이 발생하면서 숙련 엔지니어 350명을 다시 현장으로 불러들였다.
AI 확산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3년 22~25세 사회 초년생 고용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한국에서도 일부 직종을 중심으로 젊은 층이 첫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미래의 숙련 인력이 성장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의 채용과 해고 과정에서 AI가 실제로 사람을 대신할 역량이 있는지, 단지 감원의 명분으로 활용되는지 구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