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단장 사망에도 원도급사 중처법 책임 제외
핵심 요약
양주 하수관로 현장에서 숨진 감리단장이 원도급사와 직접 계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상 종사자에서 제외됐다. 시공사의 안전조치 미비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원도급사 대표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혐의는 각하됐다. 항고가 기각된 유족은 재정신청을 통해 감리자의 보호 범위와 책임 주체에 대한 법원 판단을 구할 예정이다.
2022년 10월28일 오전 10시17분께 경기 양주시 은현면 청담천·회암천 하수관로 공사 현장을 점검하던 감리단장 이광철씨가 지반 붕괴로 생긴 구덩이에 빠져 숨졌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감리업체 소속인 이씨가 원도급사 수지종합건설과 직접 계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상 원도급사가 보호해야 할 종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광역상수도관 아래에 새 하수관을 설치하기 위해 지반을 지탱하던 흙막이 강재 일부를 절단한 상태였다. 하천과 지하 작업공간의 수위 차가 약 5m였지만 물과 토사의 유입을 막는 조처가 부족했고, 지반 침하와 흙 유실 위험도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 위험구역 출입 통제 역시 이뤄지지 않아 시공사의 안전조치 미비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유족은 2023년 7월께부터 1년 넘게 감리업무를 수행하다 숨진 이씨가 왜 시공사의 종사자로 인정되지 않는지 노동부에 문제를 제기했다. 법은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사업을 위해 대가를 받고 일한 사람을 종사자로 규정하지만, 노동부는 서면계약이 없더라도 실질적인 계약관계가 확인돼야 한다고 해석했다. 유족은 발주처가 위탁한 업무로 해당 공사를 감독한 감리자를 직접 계약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제외하는 것은 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지검은 지난해 12월30일 현장소장을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관련 법인 3곳도 재판에 넘겼지만, 원도급사 대표와 양주시·강수현 당시 시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는 각하했다. 유족이 지난 2월5일 제기한 항고도 이달 4일 기각돼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낼 예정이다. 지난 5월26일 서울 서소문고가 철거 현장에서도 구조물을 확인하던 감리단장이 숨지면서 감리자의 법적 보호 범위를 둘러싼 쟁점이 다시 부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