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해진 결혼·장례, 신앙 공동체 역할도 흔들
핵심 요약
주례 없는 결혼식과 빈소를 두지 않는 장례가 확산하고 있다. 조사 응답자의 71.8%는 본인의 무빈소 장례를 선택할 의향을 보였다. 예식 간소화 속에서도 신앙적 의미와 공동체의 돌봄을 유지할 방안이 요구된다.
결혼과 장례가 실용주의와 개인주의의 확산 속에서 빠르게 간소화되고 있다. 목사가 주례하는 결혼식과 교회 예식은 줄고, 빈소를 마련하지 않는 장례는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비용과 절차를 덜어내려는 변화가 교인 가정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 온 교회의 동행 역할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월 실시된 소비자 태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2.1%가 무빈소 장례를 알고 있었고, 77.0%는 빈소가 없어도 충분히 예의를 갖춘 장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본인 장례를 빈소 없이 치를 의향이 있다는 비율은 71.8%, 앞으로 이런 방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80.3%였다. 무빈소 장례도 염습과 입관, 발인 절차는 진행하며, 비용 부담과 고령화·저출생에 따른 조문객 감소가 확산 배경으로 꼽힌다.
결혼식에서는 목사 주례를 생략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내년 상반기 결혼을 앞둔 박진아(가명·28)씨는 예비 신랑과 친구 대부분이 비기독교인인 점을 고려해 주례 없는 예식을 택했다. 지인의 결혼식에서 목사의 주례가 시작되자 일부 하객이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본 경험도 결정에 영향을 줬다. 출석 교회가 상가에 있어 교회 결혼식은 처음부터 선택지에 넣지 않았다.
예식 간소화와 신앙적 의미의 생략은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족 중심 장례나 짧은 일정이라도 목사와 위로예배를 드릴 수 있으며, 소규모 결혼식 역시 혼인을 사적인 행사로만 다루지 않는 방식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혼인은 하나님과 증인 앞에서 맺는 언약이고 장례는 천국 소망을 되새기는 과정인 만큼, 교회가 성도에게 죽음과 장례 절차를 미리 가르치고 변화한 환경에 맞는 목회적 돌봄을 준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