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신고 늘었지만 검거율 11.6% 그쳐
핵심 요약
가정폭력 신고는 4년간 32.3% 늘었지만 검거율은 11.6%로 낮아졌다. 보복 우려와 반의사불벌죄 구조가 신고 취소와 처벌 의사 철회로 이어지고 있다. 접근 금지와 가해자 차단의 공백 속에 관계성 범죄가 강력 범죄로 번지는 사례도 반복됐다.
가정폭력 신고가 4년 사이 30% 넘게 증가했지만 가해자 검거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 건수는 2021년 21만8680건에서 2025년 28만9368건으로 32.3% 늘었다. 같은 기간 검거 건수는 4만6041건에서 3만3635건으로 26.9% 감소했고, 신고 대비 검거율도 21.1%에서 11.6%로 떨어졌다. 신고 사건 10건 가운데 약 9건이 검거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2011년 결혼한 차미소(가명·38)씨는 남편 김형수(가명·39)씨가 담뱃불로 팔을 지지고 부모 앞에서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는 등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차씨는 김씨의 외도와 폭력 끝에 2022년 이혼했으나, 김씨는 재결합을 요구하며 스토킹과 불법 주거 침입을 이어갔다. 법원이 두 차례 접근 금지를 명령한 뒤에도 김씨는 차씨를 계속 찾아왔다.
가족이나 연인처럼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성 범죄는 피해자가 보복을 두려워해 신고를 취소하거나 수사 중 처벌 의사를 거두고 합의하는 경우가 잦다. 가정폭력 등은 통상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출동 현장에서도 피해자가 보복을 우려해 경찰관에게 돌아가 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신고 이후 피해자를 보호하는 과정에도 공백이 있다. 법원의 접근 금지 명령이 나오기까지 이틀에서 일주일이 걸리고, 명령 위반 때도 가해자를 즉시 차단하기 어려워 문자 공세나 주거지 주변 배회가 이어진다. 지난 3월 경기 남양주에서는 가정폭력과 스토킹을 여러 차례 신고한 여성이 전자발찌 부착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사이 사실혼 관계였던 김훈(44)에게 살해됐다. 같은 달 대구에서는 수개월간 폭력에 시달리던 딸을 지키려던 피해자가 사위의 폭행으로 숨졌으며, 딸은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