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동 모자 사망 화재, 노후 임대주택 안전 공백
핵심 요약
가양동 영구임대아파트 화재로 60대 어머니와 30대 아들이 숨졌다. 1992년 준공된 해당 단지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강서구 아파트 단지의 스프링클러 미설치율은 70.4%로 서울에서 가장 높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영구임대아파트에서 불이 나 함께 살던 60대 여성과 30대 아들이 숨졌다. 화재는 11일 오후 4시55분께 아파트 15층에서 발생했다. 1992년 준공된 이 단지는 소방시설 설치 기준이 강화되기 전에 지어져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고령자와 장애인 등 신속한 대피가 어려운 주민이 많은 노후 임대주택의 소방 안전 공백이 다시 드러났다.
두 사람은 베란다 쪽 아파트 화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모자가 불길을 피하려다 추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가정이었으며 어머니는 뇌병변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함께 거주하던 남편은 화재 당시 외출 중이었다. 불이 난 가구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초기 진화에 활용될 설비도 없었다.
아파트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범위는 단계적으로 넓어졌다. 1990년에는 16층 이상 아파트의 16층 이상 층에 처음 적용됐고, 2018년부터는 6층 이상 아파트 모든 층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강화된 규정이 기존 건물에 소급 적용되지 않아 오래된 공동주택 상당수는 설치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이번에 불이 난 아파트도 준공 시점 때문에 강화된 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강서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스프링클러 미설치 비율이 가장 높다. 관내 아파트 321개 단지 가운데 226개 단지에 설비가 전혀 없어 미설치율이 70.4%에 달했다. 서울 전체 비율인 46.1%보다 24.3%포인트 높다. 정태헌 국립경국대 교수는 열감지기와 완강기, 내화구조 대피공간을 갖춘 최근 아파트보다 노후 단지의 사고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는 공공지원으로 단지별 여건에 맞춰 간이 스프링클러를 적용하거나 자동확산소화기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