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액 중심 종부세 개편, 입법 동력 시험대
핵심 요약
종부세 과세 기준이 주택 수에서 가액 중심으로 바뀌고 실거주 1주택자 공제가 확대된다. 비거주 1주택자의 부담 증가와 특정 가격대로의 수요 이동, 전세 매물 감소 가능성이 쟁점이다. 국회는 세 부담의 급등을 완화하고 이행 기간을 마련해 개편의 정치적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보유 가액으로 옮기고, 1주택자 혜택을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격에 따라 차등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지방의 저가 주택 두 채를 가진 사람이 서울의 초고가 1주택자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받던 불균형을 줄이고, 자산 가치가 클수록 부담을 높이는 수직적 형평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높아지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아진다. 공시가격 12억~14억원, 시가로는 20억~30억원대 주택에 거주하는 1주택자가 주요 수혜층으로 꼽힌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부담은 커진다. 초고가 주택의 양도차익에 최대 80%까지 공제하는 현행 구조를 손질할 필요가 있지만, 거주 요건 대신 공제 대상 양도차익에 상한을 두는 방안도 가능하다.
세 부담의 격차가 특정 가격대와 거주 형태에 집중되면 시장이 새로운 경계선에 맞춰 움직일 수 있다. 과거 15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금지와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규제선 인근으로 수요와 가격을 이동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개편도 ‘똘똘한 한 채’를 없애기보다 혜택이 큰 20억~30억원대 주택으로 수요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이어지면 전세 매물이 줄고 임대차시장 불안이 매매시장으로 번질 위험도 제기된다.
정책의 지속성은 국회 입법과 납세자의 수용성에 달렸다. 2024년 개인 주택분 종부세는 약 9400억원으로 전체 국세수입 336조5000억원의 0.3%에 못 미쳤지만 정치적 반응은 크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5억2000만원에서 15억9000만원을 넘어섰고, 40~50대는 주택분 종부세 납세자의 45%를 차지한다. 국회에는 급격한 부담 증가를 완화하고 충분한 이행 기간을 마련해 중산층과 장기 1주택자의 이탈을 줄이는 조정이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