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우회 수요 겹친 파나마운하, 통행권 사상 최고
핵심 요약
파나마 운하 주요 갑문 통행권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의 16배를 웃돌았다. 가뭄에 따른 흘수 제한과 호르무즈해협 폐쇄 이후 늘어난 우회 수요가 동시에 작용했다. 네오파나막스 선박 통행권은 378만달러까지 올랐고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가 가능하다.
세계 해상 물동량의 5~6%가 지나는 파나마 운하의 통행권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이달 주요 갑문 통행권의 일일 경매 가격은 평균 110만달러, 약 15억589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의 16배를 웃돌았다. 지난 2월 시작된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막혀 우회 항로 수요가 커진 가운데, 극심한 가뭄으로 운하 이용 조건까지 제한된 결과다.
대형 선박용 갑문 통행권은 최근 몇 주 사이 평균 250만달러, 약 35억4425만원까지 올라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경매에서는 최대 길이 294m·폭 32m·흘수 12.4m인 일부 파나막스 선박의 통행권이 263만달러에 거래됐다. 최대 길이 366m·폭 49m·흘수 15.2m인 네오파나막스 선박은 378만달러, 약 53억5852만원까지 치솟았다.
파나마 운하는 인공호수인 가툰호수의 물로 갑문을 가동해 선박을 이동시킨다. 지난 6월부터 발달하기 시작한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가툰호수 수위가 예년보다 낮아지자, 운하 통과 선박의 허용 흘수는 기존 15.24m에서 14.48m로 낮아졌다. 선박은 운하 바닥과 닿지 않도록 적재량을 줄여야 하며, 해운사는 같은 규모의 화물을 운송하려면 더 많은 선박과 통행권을 확보해야 한다.
통행 여건 악화와 함께 에너지 운송 수요도 가격을 밀어 올렸다. 호르무즈해협 폐쇄 이후 아시아 원유 수입업체들이 미국산 원유와 에너지 제품의 도입을 늘렸고, 관련 수출 터미널이 집중된 멕시코만에서 아시아로 가는 최단 항로에 파나마 운하가 놓여 있다. 파나마운하청은 이번 급등이 당국의 요금 인상이 아닌 일시적 시장 변동성이라고 설명했다. 흘수 조정이 하루 통항 선박 수를 줄이지는 않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조치가 시행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