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고령화·농지조사에 짓눌린 농촌
핵심 요약
가뭄과 지난해 수해의 미복구 피해가 겹치며 고령 농민들의 영농 부담이 커졌다. 공익직불제 현장 조사와 농지 전수조사가 진행되면서 농지법 위반을 우려하는 농촌의 긴장도 높아졌다. 농가 고령화와 청년농 부족, 농지 거래 부진을 반영한 지역별 농정 대책이 요구된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물기 없는 논바닥이 갈라지고 농업용수 가뭄 단계는 ‘경계’에 들어갔다. 마을회관에서는 용수 부족에 따른 제한급수 안내가 연일 이어진다. 지난해 산사태와 개울둑 붕괴로 마을회관과 들논이 물에 잠겼던 마을은 복구도 마치지 못한 채 올해 불볕더위와 가뭄을 맞았다. 토사로 뒤덮였던 논을 정비해 어렵게 모내기한 농민들은 다시 농작물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팔순을 넘긴 농민에게 농사는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땅을 그대로 놀릴 수도 없다. 70대 중반인 마을 이장이 여러 논을 맡아 경작하고 있으나 작업량은 한계에 이르렀다. 벼농사를 기계로 대신해도 트랙터와 콤바인 비용, 일꾼 품삯을 치르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작을 포기하면 특등급을 받던 논도 잡초가 우거진 휴경지가 되고, 실제 농사를 지어야 받을 수 있는 직불금에서도 제외된다.
농촌에서는 공익직불제 현장 조사와 농지 전수조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2000년 시행된 공익직불제는 농촌 공동체 유지와 농지 보전, 환경 보호, 식량 안보 등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 실제 경작자의 소득을 지원하는 제도다. 별도로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의 실경작 여부를 확인하는 전수조사는 7월 기초조사를 마치고 8월부터 심층조사에 들어갔다. 투기 방지와 농지관리가 목적이지만, 농지법 위반을 우려한 농촌 주민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소멸 위험이 큰 농어촌에서는 땅을 내놓아도 거래가 어렵고, 한국농어촌공사나 농지은행도 경작이 쉬운 농지를 선별해 받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에서 농가 인구 중 65세 이상은 51.3%, 평균 연령은 67.7세였고 40세 미만 청년 농업인은 1.1%에 그쳤다. 경남 산청군은 농가 인구 10명 중 6명이 65세 이상이며 전업 청년농은 1% 미만이다. 고령화와 휴경지 증가를 고려해 농지조사를 지역 실정에 맞게 설계하고, 농업과 농촌을 지속할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